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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쓰는 법: 논리적 글쓰기의 원리

현대인들에게 글쓰기는 숙명과 같습니다. 학생들은 레포트를, 직장인들은 보고서를, 교수들은 논문과 과제제안서를, 개발자들은 코드, 주석, 커밋 메시지를 씁니다. 조기축구 회장님도 네이버 밴드에 공지글을 올립니다. 현대인들의 많은 활동이 글쓰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글쓰기는 참 어렵습니다. 심지어 잘쓴 글의 기준도 모호합니다. 명쾌한 설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책에서는 일단 많이 써보라고 합니다. 많이 쓰다보면 나아지긴 할까요. 열심히 쓰는데 이게 정말 잘 쓴건지 모르겠습니다. 글쓰기 능력도 그냥 타고난 재능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어렸을때부터 독서를 안해서 글을 못쓰는 것 같기도 합니다. 도대체 좋은 글이란 무엇이고, 글을 잘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본 포스트에서는 좋은 글쓰기에 관한 여러 책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 책들로부터 제가 깨달은 글쓰기의 핵심 원리를 요약해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글쓰기 실력은 분명히 노력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을 뿐입니다. 설명은 학문적 글쓰기 중심이지만, 원리는 모든 종류의 글쓰기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책 소개


Longman Academic Writing Series


Longman Academic Writing Series 1 | Butler, Linda - 모바일교보문고
<출처: 교보문고>

제가 개인적으로 꼽는 최고의 글쓰기 책입니다. 한 문장 글쓰기부터 시작해 에세이, 논문 작성 법까지 총 5권에 걸쳐 단계적으로 설명합니다. 글쓰기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풍부한 예시와 함께 설명합니다. 단점은 한글 번역본이 없고 설명이 영어 글쓰기 기준이라는 점입니다. 쉽게 쓰여 있어 영어가 어려운 분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논리적 글쓰기에 관한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


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 대표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글쓰기 분야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 입니다. 저자 바바라 민토는 맥킨지 최초의 여성 컨설턴트입니다. 『논리의 기술』은 ‘민토 피라미드’ 원칙을 통해 글의 큰 맥락들을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법을 설명합니다. 실제 글쓰기 예제가 풍부하지 않아 내용이 피상적이라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미 글을 어느정도 써 보신 경험자에게 조금 더 권할만한 책입니다.

벌린 클링켄보그, 『짧게 잘 쓰는 법』


짧게 잘 쓰는 법 대표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짧게 잘 쓰는 법』은 문장쓰기에 관한 큰 영감을 주는 재치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짧고 쉬운 문장을 나열하기만 해도 좋은 글이된다” 는 것입니다. 이 책은 아주 재미있는 특징이 있는데, 책 전체가 제목처럼 아주 짧고 쉬운 문장들로만 구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접속사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말이 안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쉽게 술술 읽힙니다. 저자는 자신이 주장하는 기법으로 책을 구성해 실천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Struck and White, The Elements of Style


영어 글쓰기의 기본(THE ELEMENTS OF STYLE) 대표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The Elements of Style 은 영어 글쓰기의 오래된 바이블입니다. 고전 바이블답게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을 원리들을 담고 있습니다. 한글 글쓰기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영어 글쓰기의 기본』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영어 원문 포함)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스탠리 퍼시, 『문장의 일』


문장의 일 대표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스탠리 퍼시의 『문장의 일』 은 문장쓰기에 대한 조금 더 심도 있는 기법들을 설명합니다. 짧고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쓰기에 익숙해진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문장쓰기를 공부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논리적 글쓰기의 원칙


위 책들에 소개된 내용 중 핵심 원리/원칙들을 정리해 소개합니다. 한국어 글쓰기와 영어 글쓰기 원칙이 혼용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주요 원리


1. 좋은 글은 저자의 의도된 생각을 독자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글입니다.

나쁜 예:

    1. “요즘은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들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사람들은 이제 더 많은 문제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기후변화 문제일 것입니다.”
    2. “저희 프로젝트 팀에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합니다.”

좋은 예:

    1. “현재의 사회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후변화 문제입니다.”
    2. “이번 회의에서는 프로젝트 일정 변경을 논의해보겠습니다.”

2. 좋은 글은 독자가 길을 잃게 하지 않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결론)를 앞에 먼저 제시합니다. 독자가 이후의 내용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합니다. 좋은 글은 독자에게 이정표를 먼저 제시한 후 자세한 담론으로 들어갑니다.

나쁜 예:

    1.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매우 유용하고 편리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번에는 그 기능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죠.”
    2. “A와 B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하겠습니다. 우선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A와 B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좋은 예:

    1. “이번 글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특징과 사용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프로그램의 기능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그 다음에는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2. “이번 연구에서는 A와 B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습니다. 먼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고, 그 다음에는 A와 B 사이의 관계의 분석 결과를 보고하겠습니다.”

3. 좋은 글은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구성됩니다. 작가의 의도를 독자에게 명확히 전달합니다.

나쁜 예:

    1. “내일은 우리 동네에도 비가 내릴 것 같아요. 그래서 우산을 꼭 챙기세요!”
    2. “그녀는 매우 아름다운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아주 재미있는 책을 읽고 있었다.”

좋은 예:

    1. “내일은 비가 올 예정입니다.”
    2. “그녀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4. 좋은 글은 문장들을 조합하여 어렵고 복잡한 생각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문장을 최대한 지양합니다. 복잡한 문장은 읽기가 어렵거나 의도를 잘못 전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쁜 예:

    1. “본인의 인생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과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가치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2. “온라인 상에서의 다양한 정보와 자료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좋은 예:

    1.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는 현재의 노력과 희생이 필수적입니다.”
    2. “비록 실패하더라도, 실패에서 얻는 교훈과 경험은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5. 위 원리들을 지키면서, 작가는 글에 의도적으로 변칙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개성있게 창의적으로 주제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문장


1. 단어가 모여 문장이, 문장이 모여 단락이, 단락이 모여 에세이가 됩니다.

2. (한국어)문장은 주어 + 서술어 + (보어) + (목적어) + (부사어, 관형어 등) 으로 구성됩니다.

3. 주어와 서술어 선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작가의 의도를 가장 잘 나타내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단어가 좋습니다.

나쁜 예:

    • “그게 그렇게 되어버렸다.” : 구체적인 주어와 서술어가 없어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 : 주어와 서술어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좋은 예:

    • “그녀는 빨간색 드레스를 입었다.” : 주어와 서술어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나타나며, 작가의 의도를 잘 전달합니다.

4. 자연스러움을 위해 주어를 생략하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주어가 있는 편이 좋습니다.

예시:

    • “어디 가요?” : 주어를 생략하고 말하는 것으로 자연스러움을 표현한 경우
    • “그림이 아름답네요.” : 주어를 생략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표현한 경우, 의도한 뉘앙스를 더 명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5. 문장은 단순하고 명확할수록 좋습니다.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복문보다는 단문이 좋습니다.

예시:

    • “나는 집에 간다.” : 단순하고 명확한 단문으로 작성한 경우
    • “나는 오늘 저녁 6시에 친구들과 만나서 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을 예정입니다.” : 복문으로 작성한 경우, 불필요한 정보가 많아 읽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6. 한 문장은 하나의 생각만을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쁜 예:

    • “저는 오늘 아침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하고, 세탁물을 빨래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출근했습니다.” : 한 문장에 여러 생각을 포함하고 있어 읽기 어렵습니다.

단락


1. 각 단락은 맨 처음 단락의 주제를 설명하는 Topic Sentence, 이를 뒷받침하는 Support Sentence, 단락의 주제를 다시 한 번 마무리 하는 Conclusion Sentenc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제: 여행의 장점

    • Topic Sentence: 여행은 새로운 경험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 Support Sentence: 여행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며, 여러 가지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 Conclusion Sentence: 따라서 여행은 자신의 시야를 넓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2. 한 단락은 하나의 주제만을 명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Topic Sentence도 하나의 주제를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복잡한 개념은 가급적 한 문장 안에 담는 것보다 여러 문장에 걸쳐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레고블록을 쌓아 큰 성을 만들듯, 간결한 문장을 단락으로 구성해 복잡한 개념을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쁜 예:

“인공지능은 사람의 지능을 모방하는 컴퓨터 기술로, 인간의 학습 능력을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인간이 수행하는 다양한 작업들을 대신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군사 작전, 자동차 운전, 의학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좋은 예:

“인공지능은 사람의 지능을 모방하는 컴퓨터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인간의 학습 능력을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작업들을 대신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군사 작전, 자동차 운전, 의학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빠른 학습 능력과 정확한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어, 더 많은 분야에서 발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4. Support Sentence 구성에 따라 Topic Sentence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Topic Sentence가 “아파트가 주택보다 현대인들에게 적합하다” 라고 한다면 Support Sentence들은 아파트와 주택을 비교하는 문장들로 구성될 때 효과적입니다. 만약 Topic Sentence가 “나는 햄버거가 싫다” 라고 한다면 Support Sentence들은 햄버거가 싫은 이유를 “첫째, … , 둘째, … ” 식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Support Sentence 구성에 정답은 없습니다. Topic Sentence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가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글(에세이)


1. 단락이 모여 하나의 글이 됩니다.

2. 단락 간 논리의 연결구조는 Topic Sentence 간 연결 구조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3. 논리 연결 구조에 따라 접속사를 선택해 독자들에게 논리의 이정표를 미리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단락의 Topic Sentence 앞에 ‘그러나’를 사용하면, 독자가 이 단락의 내용이 전 단락과 반대로 전개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4. 하나의 글은 하나의 주제를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글의 주제는 단락의 주제보다 더 상위 개념을 전달합니다.

예: 여름방학

여름방학이 되면 뜨거운 햇살과 시원한 바다가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다. 여름이 오기 전부터 기대하던 여름방학. 방학 첫날부터 항상 친구들과 함께 바다로 향하였고, 희열적인 시간을 보내곤 했다. 파도 소리와 함께 달려들면서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서로의 모습을 물씬 느끼곤 했다.

또다른 경험들도 있었다. 힘들지만 즐겁게 캠프를 다녀오기도 했고, 도심 속 자연을 느끼며 소소한 여행도 다녀왔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들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대학생이다. 이제는 더이상 여름방학을 그저 놀이터로만 생각할 수 없다. 여름방학은 나에게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에는 취업 준비와 동시에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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